[사진=매일경제] 쿠팡이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나 급감하며 115억원에 그쳤다. 전년 4,353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폭락 수준이다. 연간 매출은 49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당기순손실로 전환되면서 재무 안정성 우려도 깊어졌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큰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 김범석 의장은 2월 26일(현지시간)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은 쿠팡 존재의 유일한 이유”라며 처음으로 육성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의장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로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보안 강화 의지를 밝혔다. 4분기 실적 분석에 따르면, 쿠팡은 고객 신뢰 회복과 보안 강화에 따른 비용 지출이 크게 늘었으며, 마케팅과 물류 투자 부담도 함께 겹쳐 영업이익률이 극심히 떨어졌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일부 고객 이탈과 매출 성장 둔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비용 효율화와 고객 신뢰 회복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국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의 누적 신청금액이 2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취약 차주의 구조조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새출발기금 누적 신청금액은 27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청자는 17만5천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실제 약정을 체결한 금액은 9조8천억원(11만4천명)으로 파악됐다. 신청 대비 약정 체결 비율은 인원 기준 약 65%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3년 신청액은 5조3천억원이었으나 2024년 9조3천억원으로 확대됐고, 2025년에는 11조원을 기록했다. 매년 두 자릿수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25년 약정 채무액은 4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급증했다. 단순 신청 증가를 넘어 실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규모도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는 채무조정 제도의 실효성이 현장에서 일정 부분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증가 배경으로 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반영과 지원 대상 확대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 탑승하는 버스, 가로등의 위치 등 도시의 모든 움직임은 데이터로 기록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정보 중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데 이를 공공 데이터라고 부른다. 공공 데이터는 단순한 엑셀 파일이나 숫자의 나열에 불과할 수 있지만 데이터 가공과 시각화 기술을 만나면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로 변신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심야 버스 노선의 최적화이다. 늦은 밤 시민들이 어디서 택시를 가장 많이 탔는지, 휴대전화 통화량이 어느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 보여주는 통신사의 데이터와 시의 교통 데이터를 결합하여 가공한다. 이 복잡한 정보들을 지도 위에 시각화하면 밤늦게 유동 인구가 많지만 대중교통이 부족한 사각지대가 붉은색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노선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 또한 범죄 예방을 위해 가로등이나 CCTV가 부족한 어두운 골목길을 찾아내는 데에도 공공 데이터가 쓰인다. 지역별 범죄 발생률 데이터와 조명 설치 데이터를 겹쳐서 분석하면 어느 곳에 우선적으로 가로등을 설치해야 할지 객관적인 근거가 마련된다. 과거에는 민원이 들어와야만 수동
동네 골목마다 하나씩 자리 잡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보면 신기한 점이 있다. 직원이 아무도 없는데도 24시간 내내 문이 열려 있고, 손님들은 알아서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마친 뒤 가게를 나선다. 누군가 지켜보지 않아도 가게가 스스로 굴러가는 이 모습은 현대 생산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 중 하나인 자동화의 축소판이다. 자동화란 사람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기계나 시스템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스스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무인 점포의 핵심은 단순히 직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하던 일을 기계와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데 있다. 바코드를 스캔하고 돈을 계산하는 일은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매장의 보안은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와 동작 감지 센서가 담당한다.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시스템이 재고가 부족해지면 자동으로 발주를 넣게 설정할 수도 있다. 생산 공장에서도 이와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나사를 조이고 불량품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이제는 로봇 팔이 24시간 쉬지 않고 제품을 조립하며, 카메라에 장착된 인공지능이 눈 깜짝할 사이에 불량품을 걸러낸다. 사람은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를 하지만, 잘 설계
[사진=GS샵 제공] 국내 홈쇼핑 시장에 인공지능(AI) 가상 모델이 실제 사람 못지않은 모습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등장해 화제다. GS샵은 2026년 2월 23일 방송에서 AI 모델 ‘재이’를 선보이며 기존 홈쇼핑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들었다. ‘재이’는 단발머리에 남색 블라우스를 입은 세련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 사람처럼 정교한 표정과 제스처를 보여주며, 상품 설명과 홍보를 맡아 몰입감을 더했다. 이번 AI 모델 도입은 GS샵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앱을 활용한 결과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극 활용한 케이스다. 실무자가 AI를 통해 직접 실시간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방송 기획의 유연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보다 생생하고 친근한 홈쇼핑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KT알파 쇼핑도 생성형 AI를 적용한 방송을 통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크게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백화점 쇼핑 공간에 있는 것처럼 가상현실(VR)을 결합해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며, AI가 쇼핑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는 콘텐츠도 제작 중이다. 홈쇼핑과 첨단 AI 기술의 융합이 국내 유통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하 한유원)이 ‘2026년 소상공인 온라인판로지원사업’의 본격 추진을 앞두고 수행기관 모집에 나섰다. 한유원은 26일,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3개 세부 사업에 참여할 수행기관을 오는 3월 11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대상 사업은 △온라인쇼핑몰 판매지원 △라이브커머스 제작·운영 지원 △TV홈쇼핑 및 데이터홈쇼핑 입점 지원 등 3개 분야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유원은 2월 25일부터 3월 11일까지 신청을 접수하며, 온라인 판로 확대를 희망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업, 유통 전문기업, 콘텐츠 제작사 등이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 판매지원 사업은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과 기획전 운영, 마케팅 지원 등을 포함한다. 최근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소상공인의 플랫폼 입점과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통계청이 2026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0조 원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한 결과로, 온라인 시장의 구조적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이브커머스
매일 손에 쥐고 글을 쓰는 스마트폰의 키보드를 살펴보자. 가장 널리 쓰이는 쿼티 배열은 알파벳 순서도 아니고, 자주 쓰는 글자가 가운데에 모여 있지도 않다. 언뜻 보면 매우 비효율적인 이 복잡한 배열은 왜 전 세계의 표준이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생산관리의 중요한 분야인 인간공학이다. 인간공학은 도구나 기계, 작업 환경을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에 맞게 설계하여 효율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는 과학이다. 초기 타자기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글쇠들이 서로 엉키는 고장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기계가 엉키지 않도록 일부러 배열을 복잡하게 흩어놓아 속도를 조절한 것이 쿼티 자판의 시작이다. 기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작업 방식을 조율한 것이다. 현대에는 기계적인 엉킴이 사라졌지만, 이미 사람들의 손과 뇌에 가장 편안하게 익숙해진 배열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피로를 야기하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사람의 인지적 습관을 배려한 결과다. 생산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인간공학적 접근은 필수적이다. 작업자가 하루 종일 일하는 컨베이어 벨트의 높이가 자신의 키에 비해 너무 낮으면 허리에 무리가 가고, 부품 상자가 멀리 떨어
우리가 매일 인터넷에 남기는 댓글, 쇼핑몰의 상품 후기, 소셜 미디어의 짧은 글들은 모두 소중한 데이터이다. 하지만 이런 글들은 숫자로 딱 떨어지는 표와 달리 형태나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이처럼 일정한 규격이 없는 데이터를 비정형 데이터라고 부른다. 컴퓨터는 숫자는 계산하기 쉽지만 사람의 복잡한 언어는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거친 비정형 데이터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고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텍스트 마이닝이라고 한다. 텍스트 마이닝의 대표적인 활용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감성 분석이다. 수만 개의 상품 리뷰를 사람이 일일이 읽고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감성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텍스트 속의 단어들을 분석해 사람들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혹은 중립적인 감정을 느끼는지 순식간에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고, 추천, 만족 같은 단어가 많으면 긍정으로 분류하고 최악, 실망, 환불 같은 단어가 나오면 부정으로 파악하는 원리이다. 이렇게 가공된 감성 데이터는 파이 차트나 막대그래프 등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되어 나타난다. 기업은 이 시각화된 자료를 보고 새롭게 출시한 상품에 대한 대중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역의 AI·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규 AI·디지털 실증사업 수행기관 공모를 25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AI·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제 현장 실증을 거쳐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올해 총 90억 원을 투입해 지역 산업의 AI·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고 미래 파급력이 큰 조선·해양, 에이지테크(Age-Tech), AI신뢰성 등 3개 전략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기술 고도화와 신시장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선·해양 분야에서는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목표로 ‘AI 선박용 특화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구축·실증사업’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선박 내 기계 장치별로 개별 제어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하나의 소프트웨어 기반 통합 관리 체계로 전환을 지원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가상 검증 환경을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사전에 점검함으로써 실제 운항 환경에서의 리
오는 25일부터 고속철도 운영체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에스알(S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표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라 KTX와 SRT의 시범 교차운행이 2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서울역은 KTX, 수서역은 SRT로 출발역이 이원화돼 있었으나, 이번 시범 운행을 통해 양 열차가 서로의 기·종점에 교차 투입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노선 확대를 넘어 고속철도 운영 통합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역과 수서역 구분 없이 고속철도를 보다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으로, 향후 통합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사전 단계 성격을 갖는다. 시범 기간 동안 KTX는 수서역과 부산역을, SRT는 서울역과 부산역을 매일 각각 1회 왕복 운행한다. 특히 좌석 공급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수서역에는 기존 SRT(410석) 대신 좌석 수가 955석에 달하는 KTX-1 차량이 투입돼, 그동안 예매 경쟁이 치열했던 수서발 노선의 좌석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SRT의 경우 기존 서울발 KTX 대비 평균 10% 낮은 운임이 적용되며, 수서발 KTX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청년 직무 경험 확대 프로그램인 미래내일 일경험(인턴형) 사업에 참여할 청년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6년도 모집이 오는 3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이 사업을 운영하는 기관 중 하나인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회장 김명진)는 올해도 운영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아 2년 연속 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은 취업 준비 중인 15세 이상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에게 기업 현장에서 실전형 직무 경험을 제공, 직무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는 일자리 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은 현업 실습뿐 아니라 사전 직무교육과 멘토링을 거쳐 실제 취업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실무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사업 참여 희망자는 오는 3월 청년과 기업을 대상으로 각각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메인비즈협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경영·사무, 광고·마케팅, 정보기술(IT) 등 청년 수요가 높은 직무 중심으로 시행된다. 지원 대상 청년은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의 미취업자로, 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 고용보험 피보험자를 둔 사업장이 참여 자격을 갖춘다. 메인비즈협회는 지난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300여 명의 청년이 인턴십
[사진=연합뉴스] 아성다이소가 깨끗한나라와 손잡고 ‘10매 1000원’(개당 100원) 초저가 생리대를 출시한다고 2026년 2월 24일 공식 발표했다. 오는 5월부터 전국 다이소 매장과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모두 100% 국내 생산 제품이다.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필수 위생용품 가격을 크게 낮추는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다이소의 초저가 생리대는 기존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개당 100원’이라는 극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기존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본적인 품질과 안전성도 확보해 가성비 좋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생활필수품 가격 부담을 낮춤으로써 저소득층 여성들의 위생권 보호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압박 속에서 ‘초저가 생리대’는 전례 없는 시장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도 “생리대 가격이 너무 비싸다”라며 공공의 관심을 환기시킨 바 있어, 이번 다이소와 깨끗한나라의 협업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품질은 믿을 수
가치 공학은 무작정 원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물건의 가치는 기능과 비용의 비율로 결정된다. 즉, 비용을 낮추면서도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때 제품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가치 공학을 적용하려면 먼저 이 물건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 즉 본질적인 기능이 무엇인지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 원짜리 볼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글씨가 부드럽게 잘 써지는 것이다. 잉크의 질과 펜촉의 정교함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볼펜의 몸통이 반드시 화려한 금속이거나 복잡한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어 있을 필요는 없다. 가치 공학은 여기서 펜의 본래 목적과 상관없는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도한 포장재를 과감히 없앤다. 그 대신 튼튼하고 가벼운 기본 플라스틱 소재로 몸통을 만들고, 여러 종류의 펜에 똑같은 부품을 공통으로 사용하여 부품 하나당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춘다. 결국 싸고 좋은 물건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진짜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하는 핵심 가치만 남기고, 쓸데없이 돈이 새어나가는 구석을 설계 단계부터 철저하게 잘라낸 결과물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을 깨고 가성비라는 새로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사용할 때 우리는 수많은 화면과 마주친다. 구매하기 버튼의 색상을 파란색으로 할지 빨간색으로 할지, 팝업창의 위치를 어디에 둘지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디자인이나 기능의 변화를 기획자의 직감이나 책임자의 취향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화하여 가장 객관적인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에이비 테스트라고 부른다. 에이비 테스트의 원리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과학적이다. 기존의 디자인을 A안으로 두고, 새롭게 바꾼 디자인을 B안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절반씩 나누어 각각 A안과 B안을 보여준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어느 쪽 디자인에서 사람들이 버튼을 더 많이 클릭했는지 데이터를 수집하여 비교 분석한다. 수집된 방대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는 가공 과정을 거쳐 막대그래프나 파이 차트 같은 시각화 자료로 변환된다. 수만 명의 방문자가 남긴 복잡한 로그 데이터들이 단순한 두 개의 막대그래프로 요약되면 어느 안이 더 우수한 성과를 냈는지 누구나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빨간색 버튼인 B안의 막대그래프가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한 100명의 사람 중 실제로 물건을 사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호기심에 사이트를 방문하지만 상품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버튼을 누르는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든다. 이렇게 사용자가 특정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시각화한 것을 퍼널 차트 즉 깔때기 차트라고 부른다. 퍼널 차트는 위쪽이 넓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다. 각 단계의 너비는 해당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의 수를 나타낸다. 데이터를 가공하여 이 차트를 그리는 가장 큰 목적은 사람들이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이탈하는지 즉 서비스의 새는 구멍을 시각적으로 찾아내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에서 튜토리얼을 끝낸 사람은 많은데 첫 번째 스테이지를 깨는 사람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퍼널 차트에서는 이 구간의 깔때기 너비가 급격하게 좁아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첫 번째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조작법이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 가공과 시각화는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