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조직에서 보고의 정확도는 관리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겨진다. 수치가 맞고, 자료가 정리되어 있으며, 오차가 없으면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보고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실행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는 구성원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보고가 실행을 대체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 원인은 보고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구조이다. 보고 정확도가 과도하게 강조되면 현장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보고를 완성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다. 실행은 보고 이후의 일로 밀리고, 문제는 다음 회의 자료로만 이동한다. 보고가 행동을 촉발하지 못하면 정확성은 오히려 정체를 만든다.
두 번째는 보고 준비에 따른 실행 시간 잠식이다. 세부 수치 검증, 자료 정합성 확인, 형식 맞추기에 시간이 소요되면 현장 관리자는 실제 조치에 쓸 시간을 잃는다. 보고 품질을 높이기 위한 추가 작업이 실행 시간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구조가 형성된다.
세 번째는 의사결정 지연 메커니즘이다. 정확한 보고를 위해 더 많은 데이터와 검증이 요구되면 결정은 상위로 미뤄진다. 현장은 판단을 보류하고 지시를 기다리게 되며, 실행 타이밍을 놓친다. 이는 책임 회피가 아니라, 보고 중심 구조가 만든 합리적 행동이다.
네 번째는 현장 문제의 수치화 왜곡이다. 보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문제는 숫자로 단순화된다. 이 과정에서 맥락, 조건, 예외는 사라지고, 실행에 필요한 정보는 줄어든다. 정확한 수치는 남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는 흐려진다.
마지막으로 책임의 분산이 발생한다. 보고가 완벽할수록 “보고했으니 역할을 다했다”는 인식이 강화된다. 실행 결과에 대한 책임은 희석되고, 문제는 다음 보고로 넘어간다. 이는 실행력을 조직 차원에서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보고는 필요하다. 그러나 보고는 실행을 돕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생산관리자는 보고의 정확도보다, 보고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관리해야 한다. 보고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정확성은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