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풀무원, “고금리 빚의 늪”에서 허덕이는 식품기업 재무구조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자 부담 확대 · 차환 도미노 가능성에 금융권 우려 확산

 

국내 대표 식품기업 풀무원식품이 번 돈의 상당 부분을 금융비용(이자) 상환에 쓰는 구조에 갇혀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과 투자자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도 3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차입금 상환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고금리 조달과 차환 발행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제81회 사모 방식의 신종자본증권 발행(300억원) 결정을 공시했다. 회사 측은 “재무 안정성 확보 목적의 자금 조달”과 “기존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관리”를 이유로 들었지만, 시장에서는 ‘빚을 내서 빚을 갚는 구조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2023년 풀무원의 영업이익은 620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562억원(약 90%)이 이자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918억원으로 큰 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660억원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 대비 이자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2025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689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발생한 이자 비용은 490억원으로 집계돼 이자 비중은 71%에 이르렀다. 실적 개선이 곧바로 재무 체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70~90%가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는 기업의 투자 여력과 장기 성장 전략을 동시에 제약한다”며 “단기 유동성은 유지할 수 있어도 중장기 재무 안정성에는 분명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익 창출력 회복이 더딘 점도 풀무원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풀무원의 해외 사업은 장기간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놓여 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해외 사업 부문은 연평균 2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공장 안정화 과정에서 발생한 품질 이슈와 현지 판로 개척을 위한 마케팅·유통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연도에서 적자가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내 건강케어 부문 실적까지 둔화되면서 전체 이익 구조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는 상환 부담이 한층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도래분과 계열사 회사채 만기 물량을 합쳐 약 2400억원 규모의 상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풀무원 측은 이에 대해 “콜옵션 행사 시점에 맞춰 차환 발행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는 다시 한 번 고금리 자금 조달로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후순위 고금리 채무 성격을 띠는 만큼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신용평가사 역시 신종자본증권의 부채 성격을 반영해 실질 재무 부담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풀무원의 자금 조달 전략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단기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차환 중심의 재무 운영이 장기화될 경우 ‘고금리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풀무원이 단순 차입 구조 관리에 그치지 않고, 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과 금융비용 축소를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적 해법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e마케팅저널 조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