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공공기관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 지원사업은 수천 개에 달한다. 연구개발(R&D) 과제부터 인력 양성, 수출 지원, 스마트공장 보급, 금융 지원까지 범위도 넓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는 “사업이 너무 많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하소연으로 이어지곤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2024년 12월 공개한 AI 기반 기업지원 플랫폼 ‘KICXUP 비즈모아(KICXUP Biz-MOA)’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들어 실제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증가하면서 정책 현장에서도 “지원사업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도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 흩어진 6000여 개 정부 지원사업, AI가 자동 분석해 추천
산단공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 지원사업은 매년 6000개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 중 상당수는 부처별·지자체별로 흩어져 있어, 기업 담당자가 일일이 정보를 확인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KICXUP 비즈모아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플랫폼은 기업의 업종, 규모, 사업 단계, 투자 계획, 기술 분야 등을 입력하면 AI가 방대한 정부·지자체 지원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에 적합한 사업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특히 산단공이 보유한 산업단지 입주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개선되면서, 단순 정보 나열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 기업 현장에서 “검색 아닌 큐레이션”…지원 접근성 확 바꿔
2025년 산단공 내부 평가 자료에 따르면, 플랫폼 공개 이후 실제 산업단지 입주기업 가운데 도입 기업의 68%가 ‘지원사업 탐색 시간이 대폭 줄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산업단지 공단 관계자는 “기업에서는 더 이상 ‘어떤 사업이 있는지’ 일일이 찾아보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골라주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며 “지원사업의 복잡성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신규로 유입되는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랫폼은 △부처·지자체 사업 통합 조회 △사업별 신청 요건 자동 필터링 △마감 일정 알림 △기업 맞춤형 정책 리포트 생성 등의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 사실상 기업 정책지원의 ‘첫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전문가들 “지원사업 구조 자체의 디지털 전환…기업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산업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KICXUP 비즈모아와 같은 플랫폼의 등장으로 정부 지원사업의 정보 불균형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정책 분야 전문가들은 2025년 12월 분석자료를 통해 “중소기업의 지원사업 선택은 정보 접근성 차이로 인해 극명한 격차가 존재해왔다”며 “AI 기반 추천 시스템은 정부 정책이 실제 수요자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단순히 검색 편의성을 넘어, 기업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맞춤형 구현 시대’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며 “향후 지원사업 설계 자체도 AI 분석 결과를 반영한 수요 기반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산단공 “기업이 정책을 찾는 시대에서, 정책이 기업을 찾아가는 시대로”
산업단지공단은 2025년에도 플랫폼 고도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지역 산업 생태계 데이터 반영 △기업 기술수준 자동 진단 △해외시장 진출 프로그램 연계 등을 추진해, 기업 성장 단계별 정책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산단공은 “KICXUP 비즈모아를 통해 기업들이 ‘정책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책이 기업을 찾아가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업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 행정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국e마케팅저널 조경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