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살 때를 생각해 보자. 미리 잔뜩 사서 냉장고에 쟁여두면 공간만 차지하고 나중에는 상해서 버리게 된다. 공장도 마찬가지다. 물건을 미리 만들어 쌓아두면 창고 비용이 들고, 유행이 지나면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가 되어 회사의 자금을 묶어버린다. 그래서 등장한 혁신적인 방식이 바로 '적시 생산(Just-In-Time, JIT)'이다. JIT는 말 그대로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생산 방식이다. 마치 회전초밥집이 아니라 주문을 받자마자 셰프가 신선한 초밥을 쥐어주는 고급 초밥집과 같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밥은 딱딱해지고 생선은 마르기 때문에, 가장 맛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주문 즉시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처음 도입했는데, 그들은 재고를 '생산 현장의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과도한 재고는 공장의 문제점을 숨기는 바닷물과 같다.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바닥에 있는 뾰족한 암초(기계 고장, 불량품, 작업 지연)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JIT를 통해 재고라는 물을 걷어내면 숨겨진 문제들이 암초처럼 드러난다. 그때 비로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공장의 체질
생산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창고 가득 쌓인 원재료와 완제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물건이 많아 든든해 보일 수 있지만 생산관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해결해야 할 숙제와 같다. 재고는 기업의 돈이 물건의 형태로 묶여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창고에 물건이 오래 머물수록 기업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줄어들게 된다. 재고가 많아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물건을 보관하기 위한 넓은 공간이 필요하며 이를 관리할 인력과 전기료 같은 유지 비용이 계속해서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유행이 지나거나 더 성능이 좋은 신제품이 나오면 창고에 있는 옛날 모델은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가 된다. 결국 기업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팔거나 아예 폐기해야 하는 손실을 입는다. 반대로 재고가 너무 없어도 문제가 된다. 손님이 물건을 원할 때 바로 줄 수 없으면 신뢰를 잃고 판매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관리자는 물건이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적정한 수준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만큼만 생산하여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은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