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고 싶어도 못하게 만드는 기술, 포카요케

바보도 천재로 만드는 안전장치의 비밀

컴퓨터에 USB를 꽂을 때 반대로 넣으려다 안 들어가서 돌려 꽂은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억지로 힘을 줘도 절대 들어가지 않게 설계된 이 모양에는 '포카요케(Poka-yoke)'라는 생산관리의 깊은 뜻이 숨어 있다.

 

 

포카요케란 일본어로 '실수 방지'를 뜻하는데, 작업자가 멍하니 있거나 부주의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실수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장치나 방법을 말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누구나 깜빡하거나 착각할 수 있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주의해라"라고 백 번 잔소리하는 것보다, 아예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 유심 칩의 한쪽 모서리가 잘려 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모양이 맞지 않으면 아예 슬롯에 들어가지 않으니, 방향을 헷갈릴 걱정이 없다.

 

공장에서도 이 원리는 아주 중요하게 쓰인다. 위험한 프레스 기계를 작동시킬 때 두 손으로 동시에 버튼을 눌러야만 기계가 움직이게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한 손이라도 딴짓을 하거나 위험한 곳에 가 있으면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막는다. 또한 부품 조립 구멍의 크기나 모양을 다르게 만들어 제 짝이 아니면 끼워지지 않게 하기도 한다.

 

결국 포카요케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고 시스템을 탓하는 철학이다. 불량품이 나오면 작업자의 부주의를 탓하기 전에, 실수를 하고 싶어도 못 하게 만드는 장치가 있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다. 완벽한 품질은 작업자의 컨디션에 달린 것이 아니라, 실수를 원천 봉쇄하는 지혜로운 설계에 달려 있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