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을 지키면서 유연해지는 생산관리의 기술

원칙은 흔들리지 않되, 대응은 민첩해야 한다

생산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상황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었다”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반복되는 조직일수록 표준은 점점 무너지고, 품질과 납기는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표준만을 절대시하며 모든 예외를 막는 공장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생산관리자의 역할은 표준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표준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표준과 예외의 명확한 구분이다. 모든 상황을 표준으로 처리하려 하면 표준은 현실과 멀어진다. 생산관리자는 “지켜야 하는 표준”과 “관리된 예외”를 구분해야 한다. 예외는 허용하되, 언제, 왜, 어떻게 예외가 발생했는지를 반드시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기록되지 않는 예외는 곧 무질서가 된다.

 

두 번째는 표준 변경 절차의 단순화이다. 현장이 표준을 어기는 이유 중 하나는 변경 절차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표준이 현실과 맞지 않을 때 빠르게 개선 제안을 하고, 검증 후 반영할 수 있는 간단한 루트가 필요하다. 표준은 고정물이 아니라, 현장을 통해 진화하는 기준이어야 한다.

 

세 번째는 표준의 범위를 ‘방법’이 아닌 ‘조건’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모든 동작을 세세하게 고정하면 유연성은 사라진다. 대신 품질 기준, 안전 조건, 핵심 공정 조건처럼 반드시 지켜야 할 범위를 명확히 하고, 그 안에서 작업자가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통제와 자율의 균형이다.

 

네 번째는 변경 이력의 축적과 학습이다. 계획 변경, 공정 우회, 작업 순서 조정이 반복된다면 그 자체가 개선 신호이다. 이를 분석하면 표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유연성은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축적된 학습의 결과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관리자의 메시지이다. “표준을 지켜라”와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해라”를 동시에 말하면 현장은 혼란스러워진다. 생산관리자는 표준을 존중하는 태도를 분명히 하되, 개선과 제안이 존중받는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공장은 표준 위에서 유연해야 한다. 표준을 지키는 힘과 변화에 대응하는 힘을 동시에 갖출 때, 생산관리는 비로소 안정과 성과를 함께 만들어낸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