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에서 저녁 메뉴를 고르고 있다. A 식당은 배달 소요 시간이 '평균 25분'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리뷰를 보니 어쩔 때는 10분 만에 오지만, 주문이 밀리면 50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반면 B 식당은 '평균 3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29분에서 31분 사이에 도착한다는 후기가 가득하다. 당신이라면 어느 식당에 주문하겠는가? 십중팔구는 조금 더 느리더라도 언제 도착할지 확실히 예측할 수 있는 B 식당을 선택할 것이다. 언제 올지 몰라 샤워도 못 하고 기다리는 스트레스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생산관리와 품질경영에서는 A 식당처럼 결과값이 이리저리 널뛰는 현상을 '산포(Variation, 편차)'라고 부른다. 그리고 경영학의 대가들은 "품질 관리의 가장 큰 적은 낮은 평균 점수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들쭉날쭉함(산포)이다"라고 단언한다. 이 산포를 극단적인 수준까지 통제하여 불량을 없애려는 품질 혁신 운동이 바로 모토로라에서 시작되어 제너럴 일렉트릭(GE)을 통해 꽃피운 '식스 시그마(Six Sigma)'다. 식스 시그마의 목표는 100만 번의 공정(기회) 중에서 불량품이 단 3.4개만 나오는 경이로운 수준(9
전국 편의점에서 하루에 팔려나가는 삼각김밥은 수백만 개에 달한다. 밥과 고기, 해산물 등 상하기 쉬운 재료가 듬뿍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통기한 내의 삼각김밥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덥고 습한 여름철에도 이 엄청난 양의 식품이 어떻게 완벽한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대 생산관리의 꽃이라 불리는 철저한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QC)' 시스템 덕분이다. 과거의 품질 관리는 공장 끝자락에 서서 완성된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불량품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하루에 수백만 개의 김밥을 만든다면, 직원이 모든 김밥의 포장을 뜯어 맛을 보고 안전을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현대의 생산 현장에서는 제품이 아닌 '과정' 자체를 통제한다. 대표적인 것이 불량률을 100만 개당 3.4개 수준으로 억제하려는 통계적 품질 관리 기법인 '식스시그마(6 Sigma)'다. 확률적으로 불량이 아예 발생할 수 없도록 수학적, 통계적인 방어막을 치는 것이다. 삼각김밥 공장을 예로 들면, 밥을 짓는 물의 온도, 섞어 넣는 식초의 산도(pH), 작업장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