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중기부 예산 첫 16조 원 돌파…R&D·글로벌 벤처 육성에 총력

내년 총지출 16조 5233억 원 확정…R&D 44.8%↑·모태펀드 역대 최대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서 사상 처음으로 16조 원대를 넘어섰다. 3일 기준 중기부와 국회 의결 자료에 따르면 총지출 규모는 16조 5233억 원으로 확정됐으며, 이는 올해 본예산 15조 2488억 원 대비 1조 2745억 원(8.4%) 증가한 수치다.

 

중기부 본예산이 16조 원을 넘긴 것은 부처 출범 이후 최초다. 특히 내년 예산안은 ▲AI·딥테크 기반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도약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한 R&D 강화 ▲제조업 디지털 전환 가속 ▲소상공인 안전망 유지와 회복 지원 등 핵심 전략 분야에 집중 배분된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비중 증가를 보인 분야는 단연 R&D 부문이다. 2026년 중소기업 R&D 예산은 2조 1959억 원으로 확정돼 올해 1조 5170억 원 대비 44.8%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자 ‘민관공동기술사업화’, ‘기술혁신개발사업’ 등 중소기업의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한 사업들이 대폭 개편·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돈이 되는 R&D”를 강조하며 현장 중심·사업화 중심 방식으로 예산 구조를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창업·벤처 분야도 예산 확대가 두드러진다. 모태펀드 예산은 1조 1000억 원 규모로 책정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그중 약 5500억 원이 AI·로봇·양자·바이오 등 딥테크 분야에 집중 배정된다. 또한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 강화를 위해 ‘유니콘 브릿지’ 사업이 신설돼 약 300억 원대 예산이 반영되었고, 창업 7년 이내 기업을 지원하는 각종 창업 패키지 예산도 일제히 확대됐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K-스타트업 글로벌 점프 프로그램’ 역시 대폭 강화돼 중기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전략의 핵심 자원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 분야도 예산 증가폭이 크다. 스마트공장 보급·고도화 사업은 약 4366억 원으로 반영돼 전년 대비 확대되었으며, 제조 AI 전환과 데이터 기반 생산혁신을 지원하는 ICT 융합 지원사업 역시 증액됐다. 중기부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국가 경쟁력”이라며 중소 제조업체의 설비 현대화·AI 도입·공정 자동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역시 내년 예산의 한 축을 이룬다. 폐업 이후 재기 프로그램인 ‘희망리턴패키지’는 점포철거비 지원 상한을 600만 원으로 확대하며 지원 범위를 강화했고, 지역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발행, 지역상권 르네상스 사업 등도 포함돼 있다.

 

최근 경기 하락과 소비 위축 상황을 반영해 생애 주기 전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대규모 예산 증액은 단순 지출 확대가 아니라 구조적 혁신 전환을 위한 전략적 재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축”이라며 기술혁신·글로벌 진출·AI 전환 등에 집중 투자해 ‘민간 중심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예산이 실제로 현장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R&D 집행 투명성, 벤처투자 사후관리, 소상공인 지원의 체감도 제고, 지역 간 균형 배분 등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내년도 16조 원대 중기부 예산은 국내 기술혁신 기업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를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e마케팅저널 조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