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일일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맡겨진 업무를 24시간 계속 수행하고, 필요한 시점에 먼저 연락을 취하는 자율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닷(Dots)’을 전격 공개했다. 최근 메타가 이메일과 각종 서비스를 연결해 실무를 대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뮤즈’를 선보인 데 이어 오픈AI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빅테크의 주도권 경쟁은 ‘질문에 답하는 챗봇’에서 ‘사람을 대신해 알아서 일하는 AI’로 빠르게 축을 옮기고 있다.
오픈AI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데브데이 2026’에서 닷을 비롯해 신형 AI 모델 ‘GPT-6.1 Sol’, 신규 챗GPT 요금제 등을 발표했다. 2,500여 명의 참관객이 모인 올해 행사에서는 20개가 넘는 신제품과 새로운 기능이 쏟아져 나왔다.
오픈AI 발표에 따르면 챗GPT의 주간 이용자 수(WAU)는 이미 12억 명을 넘어섰다. 전문 업무용인 ‘챗GPT 워크(Work)’와 개발자용 ‘코덱스’를 사용하는 인원은 주당 3,500만 명 이상이며, 오픈AI 제품을 도입한 기업도 250만 곳에 달한다.
이번 데브데이의 핵심인 닷은 오픈AI의 최고 성능 모델인 ‘GPT-6 아스트라’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상시 작동형 AI 에이전트’다. 사용자가 최종 목표와 접근 권한을 설정해 두면 닷이 스스로 업무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판단한다. 사람의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먼저 메시지를 보내 상의하기도 한다. 닷은 자체 클라우드 컴퓨터 환경을 갖추고 있어 연동된 앱과 코덱스, 챗GPT 워크 등을 활용해 자료 조사,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복잡한 다단계 업무를 완수해 낸다.
기존 챗GPT와의 가장 큰 차이는 사용자가 매번 새로운 명령을 입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닷은 이전 대화 내용과 의사결정 기록, 사용자의 취향을 기억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이어나간다. 사용자가 연결을 끊고 있을 때도 연결된 앱에서 유용한 정보나 변화가 있는지 스스로 찾아낸다. 다만 AI가 자율적으로 정보를 탐색할 때 사용하는 도구는 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앱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고 컴퓨터를 직접 제어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가 적용된다.
닷과의 소통 창구도 한층 넓어졌다. 웹과 모바일, 데스크톱 환경에서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으며, 닷 역시 진행 상황이나 질문, 사용자 승인이 필요한 건을 먼저 통보해 준다. 슬랙(Slack)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에서도 연동이 가능해 한 채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에 다른 채널로 새로운 정보를 더해도 닷이 전체 맥락을 이어받아 처리한다. 프로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아이메시지(iMessage) 및 RCS 문자메시지 연동 기능도 시범 제공된다.
오픈AI 내부에서는 이미 닷을 실제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한 닷은 슬랙으로 접수된 소프트웨어 오류 제보를 넘겨받아 백엔드 및 iOS 코드 수정, 테스트와 검토를 거쳐 최종 빌드 생성까지 전 과정을 마쳤다. 다른 닷은 사내 전체회의 준비를 맡아 발표자들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미완성 자료를 식별해 내기도 했다. 사람이 매 단계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하나의 과업을 끝까지 완수하는 셈이다.
AI에 부여되는 권한이 커진 만큼 통제 장치도 엄격히 설계됐다. 사용자는 닷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영역, 사전 허가가 필요한 영역, 절대 금지할 행동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 비밀번호 변경이나 데이터 영구 삭제, 프로그램 설치 같은 민감한 작업은 반드시 사용자의 명시적 승인을 거치거나 사람이 직접 처리하도록 제한된다.
닷은 29일부터 유럽경제지역(EEA)과 스위스, 영국을 제외한 지역의 챗GPT 프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웹·모바일·데스크톱에서 순차 출시된다. 초기에는 계정당 1개의 닷만 생성할 수 있으나, 향후 여러 개의 닷이 하나의 팀처럼 협력해 복합 업무를 대행하는 구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날 오픈AI는 가성비를 대폭 끌어올린 ‘GPT-6.1 Sol’도 함께 선보였다. 코딩 및 컴퓨터 제어, 전문 업무 영역에서 최고 성능 모델인 GPT-6 Astra에 필적하는 능력을 내면서도 이용 단가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API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로 책정됐으며, 이전 입력 내용을 재활용하는 ‘캐시 입력’은 0.10달러로 일반 입력 대비 95% 저렴하다.
보안 및 안전성 지표도 크게 향상됐다. 사용자가 접근을 금지한 영역을 AI가 우회하려 한 비율이 기존 GPT-6 Sol의 64.4%에서 GPT-6.1 Sol은 23.5%로 대폭 줄었다. 허가받지 않은 거래, 민감 정보 유출, 데이터 훼손 등 의도치 않은 오류 발생 비율 역시 17.4%에서 4.3%로 크게 낮아졌다. 다만 오픈AI는 해당 수치가 오류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가상 시험 환경에서 측정된 것으로, 일반적인 실제 사용 환경의 실패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요금제 체계도 개편된다. 오픈AI는 가장 높은 사용량 한도와 초고속 답변 생성 기능인 ‘울트라패스트(Ultrafast)’를 제공하는 월 500달러짜리 ‘Pro 500’ 요금제를 신설했다. 반면 기존 월 200달러 프로 요금제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챗GPT 워크 및 코덱스 이용 한도가 플러스 요금제의 20배에서 10배로 낮아지고, GPT-6 프로 메시지 한도 역시 주당 200회에서 100회로 조정된다. 오픈AI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전환 기간 동안 기존 한도를 보장하고 일회성 크레디트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김수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