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명 남짓한 소규모 제조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특정 작업자의 '머릿속'에만 의존하는 공정이다. 20년 차 숙련된 반장이 휴가를 가거나 퇴사하는 날이면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춰 서거나 불량률이 치솟는다. 신입 직원이 들어와도 체계적인 교육 없이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라"는 식의 구두 지시가 전부다.
품질은 작업자의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널뛰기를 하고, 불량이 발생해도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다. 작업 표준화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기름 묻은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수십 장짜리 문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하루하루 납기 맞추기 바쁜 소규모 현장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처럼 문서 작업에 대한 거부감과 시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AX(AI 전환) 도구는 바로 '음성 인식 AI'다. 이는 현장에 비용 없이 24시간 대기하는 전문 속기사를 두는 것과 같다. 과거에는 작업자가 현장을 벗어나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기억을 더듬으며 글을 써야 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앱을 켜두고 평소 하던 대로 작업하며 입으로 설명하기만 하면 된다.
네이버 클로바노트(CLOVA Note)나 챗GPT(ChatGPT)의 음성 기능 등 무료로 개방된 기술은 현장의 거친 말투나 두서없는 설명도 빠르고 정확하게 텍스트로 변환해 준다.
당장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에서는 거창한 전사적 표준 매뉴얼 구축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가장 불량이 잦거나 신입 직원이 어려워하는 핵심 공정 단 하나만 선택해 보자.
숙련자가 작업을 수행할 때 작업복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고 녹음기를 켠 뒤, "지금 온도를 150도로 맞추고, 밸브를 두 바퀴 반 돌린다"와 같이 자신의 행동을 중계하듯 말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녹음된 파일을 음성 인식 AI에 넣어 텍스트로 변환한 후, 범용 AI에게 "이 내용을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는 5단계 체크리스트로 정리해 줘"라고 명령하면 훌륭한 매뉴얼 초안이 단 몇 초 만에 완성된다.
물론 기계 소음이 심한 현장에서는 AI의 음성 인식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현장만의 특수한 은어나 지역 사투리를 잘못 인식하여 엉뚱한 문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허공에 대고 혼잣말하며 작업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꺼리는 숙련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초기에는 변환된 텍스트의 오류를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운 교정 작업이 반드시 수반됨을 경영진과 실무자 모두가 인지하고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독점한 노하우를 기업의 자산으로 전산화하는 작업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완벽한 양식의 문서를 만들겠다는 부담을 버려야 한다. 오늘 당장 스마트폰의 기본 녹음 앱을 켜고,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의 전원을 켜고 끄는 1분짜리 단순 작업부터 말로 설명하며 녹음해 보는 것, 이것이 거창한 이론을 넘어선 진짜 현장 AX의 시작이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