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임가공 업체나 유통 사업장의 사무실은 늘 분주하다. 전화로 쏟아지는 주문을 메모하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들어온 발주서를 일일이 엑셀에 옮겨 적느라 정작 중요한 현장 관리나 영업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하루 2~3시간씩 단순 복사 및 붙여넣기에 매달리는 것은 영세한 기업일수록 치명적인 인력 낭비다. 반복되는 수작업은 피로를 누적시켜 필연적으로 오입력과 누락을 낳고, 이는 곧 납기 지연이나 고객 클레임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비효율을 끊어내기 위한 AX(AI 전환)는 결코 수천만 원이 드는 전사적 자원 관리(ERP) 시스템 구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규모 사업장에게 AX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서류 작업을 불평 없이 대신 처리해 줄 '디지털 인턴'을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채용하는 것과 같다.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제품을 자동으로 다음 공정으로 넘겨주듯, '재피어(Zapier)'나 '메이크(Make)' 같은 클라우드 기반 업무 자동화 도구는 이메일, 메신저, 스프레드시트 사이를 연결하여 정보가 스스로 흘러가게 만든다. 여기에 챗GPT(ChatGPT)와 같은 범용 AI를 덧붙이면, 단순한 데이터 이동을 넘어 이메일 내용의 핵심 요약과 기본 응대 초안 작성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당장 자본과 전문 IT 인력이 없는 기업이라면 가장 쉬운 '데이터 수집 자동화'부터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거래처에서 '발주'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메일이 도착하면, 자동화 도구가 해당 첨부파일을 지정된 클라우드 폴더에 저장하고, 주문 내역의 핵심 텍스트만 뽑아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한 줄로 기록하도록 규칙을 설정하는 식이다. 초기 도입 비용은 사실상 무료에 가까우며, 영상 공유 플랫폼에 널려 있는 기초 강의 영상 몇 편만 참고하면 코딩을 전혀 모르는 비전문가도 충분히 기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물론 익숙한 수작업을 버리고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을 세팅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처음에는 자동화 도구의 영어 메뉴가 낯설어 진입 장벽을 느끼고, 엉뚱한 셀에 데이터가 입력되는 오류를 잡느라 며칠 밤을 헤맬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의 번거로움을 핑계로 과거의 방식에 머무른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영원히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오늘 퇴근하기 전, 매일 하루 30분 이상 의미 없이 마우스 클릭과 타이핑을 반복하고 있는 컴퓨터 작업 딱 한 가지를 찾아 포스트잇에 적어보는 것, 이 작은 관찰이 거창한 구호를 넘어선 진짜 AX의 시작이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