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장사를 마친 골목 식당의 뒷문에는 시들어진 상추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가 담긴 쓰레기봉투가 쌓인다. 주말에 손님이 몰릴 것이라는 막연한 직감으로 재료를 넉넉히 주문했지만,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려 발길이 끊긴 탓이다.
원가는 오르고 이윤은 박해지는 외식업 환경에서 이처럼 경험에만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발주는 고스란히 현금 손실로 이어진다. 냉장고 속에서 썩어가는 식재료는 곧 버려지는 지폐와 다름없다.

이러한 재고 폐기를 막기 위한 수요 예측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요 예측이란 외출 전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거에는 매장 관리자의 뛰어난 기억력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생성형 AI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엑셀로 정리된 과거 매출 내역과 날씨 정보만 쥐여주면, AI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해 내일 당장 몇 그릇의 국밥이 팔릴지 예측해 내는 훌륭한 분석가가 된다.
직원이 서너 명뿐인 소규모 식당에서 수백만 원짜리 전용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매장에 있는 포스(POS) 기기에서 지난 한 달간의 일별 매출 엑셀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 파일에 '날씨'와 '특이사항(공휴일, 인근 행사 등)' 단 두 개의 열(Column)만 추가로 기록한다. 그리고 챗GPT나 클로드(Claude) 같은 무료 AI 도구에 파일을 올린 뒤, "이번 주 금요일에 비가 온다는데,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삼겹살 몇 인분을 준비하는 게 좋을까?"라고 질문하기만 하면 된다. AI는 과거 비 오는 금요일의 판매 패턴을 분석해 가장 확률 높은 발주량을 제시한다.
물론 AI의 예측이 100% 완벽할 수는 없다. 갑작스러운 단체 손님의 방문이나 주변의 돌발 변수까지 모두 맞히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매주 포스기에서 엑셀을 내려받고 날씨를 수기로 입력하는 10~20분의 작업은 장사에 지친 몸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 달에 수십만 원어치의 식자재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비용에 비하면 이는 매우 수익률이 높은 시간 투자다. 거창한 혁신을 미루기보다 오늘 장사 마감 시간에 포스기에서 지난주 매출 엑셀 파일을 USB나 이메일로 백업해 두는 것, 이 단순한 행동 하나가 식당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데이터 경영의 첫 단추가 된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