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먹을지 스스로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 우리의 감각은 구매하는 식품의 종류와 섭취량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칩니다. 오감의 자극을 역으로 이용하면 의식하지 않고도 더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음식을 입에 넣기도 전에 시각, 청각, 촉각, 후각을 통해 맛을 예측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식품 과학 전문가들은 맛이란 단순히 입안에서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오감이 협력하여 만들어내는 '마음의 구조물'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감각적 단서들을 잘 활용하면 건강한 식단을 더 맛있고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화려한 포장지를 경계해야 합니다. 뇌는 갈색, 초록색, 흰색 포장을 보면 건강에 좋다고 인식하는 반면, 빨간색이나 노란색, 보라색처럼 반짝이고 화려한 포장은 자극적이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으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과자나 단 음식처럼 무심코 손이 가기 쉬운 간식들은 눈에 띄지 않도록 불투명한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마트 진열대의 높낮이를 잘 살펴야 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눈높이에 있거나 손이 쉽게 닿는 상품을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보통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간식거리나 비싼 제품을 눈높이에 배치하므로, 장을 볼 때는 의도적으로 진열대 위아래를 꼼꼼히 살피며 건강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세 번째로 계산대 주변의 유혹을 피해야 합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계산대 근처에 고지방, 고설탕 식품 배치를 제한하는 추세인데, 이는 충동적인 구매 행동을 효과적으로 줄여줍니다. 계산대 주변에서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간식을 치우고 대신 과일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더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더 무거운 그릇과 식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그릇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더 큰 포만감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하며, 실제로 묵직한 수저를 사용할 때 식사 후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둥근 형태의 흰색 접시는 각진 검은색 접시보다 음식을 더 달콤하게 느끼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음식을 접시에 아름답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예술 작품처럼 보기 좋게 플레이팅하면 뇌가 음식을 더 신선하고 맛있게 인식하여 칼로리가 낮은 음식도 기분 좋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접시 위에 다양한 색상의 채소와 잎채소를 풍성하게 올려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 번째로 식사할 때 느린 음악을 틀어놓는 요령이 있습니다. 잔잔하고 느린 음악은 식사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춰주어 과식을 방지하고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면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식사하는 것은 주의를 분산시켜 포만감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므로 식사 중에는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곱 번째로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의 부피를 늘리는 전략입니다. 사람은 칼로리와 상관없이 평소 먹던 '음식의 부피'만큼 먹어야 포만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맛과 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 밀도를 낮추기 위해, 요리에 컬리플라워나 시금치 같은 채소 퓌레를 섞으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섭취 칼로리를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단순히 배가 고파서라기보다 눈과 귀, 코로 들어오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디저트를 보면 다시 식욕이 생기는 현상 역시 감각의 자극 때문이므로, 오감의 원리를 이해하고 주변 환경을 건강하게 재배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국e마케팅저널 김수연 기자 |









